언론보도
대전투데이
대전상속변호사 "상속 안 받겠다고 하면 끝난다" 정말 그럴까요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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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상속 안 받을 거예요. 그냥 포기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남긴 재산보다 빚이 더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자녀들이 적지 않습니다. 통장 잔고는 얼마 안 되는데 카드값과 대출, 여기에 보증채무까지 드러나면 "그냥 안 받으면 그만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렇게만 하면 모든 게 정리될 거라 믿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생각은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린 경우가 많습니다. 민법상 상속은 피상속인이 사망하는 순간 자동으로 개시되기 때문에, 아무 절차도 밟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는 상속을 포기한 것이 되지 않습니다. 상속인이 별도로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재산뿐 아니라 채무까지 그대로 물려받게 되는 것입니다. 즉 "안 받겠다"는 마음만으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상속과 관련해서는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재산과 빚을 모두 그대로 물려받는 단순승인,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겠다고 신고하는 한정승인, 그리고 재산이든 빚이든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포기하는 상속포기입니다. 이 가운데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는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는 절차이지, 상속인들끼리 "우리는 안 받기로 했다"고 합의한다고 해서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형제자매끼리 상속재산을 나누며 "저는 안 받을게요"라고 구두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상속인들 사이의 재산분할 합의일 뿐입니다. 채권자와의 관계에서는 여전히 상속인으로서 빚을 갚을 의무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녀들이 가장 크게 놓치는 부분이 바로 기한입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상속이 개시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어, 이후 뒤늦게 빚이 발견되더라도 상속인이 그 채무를 그대로 떠안게 됩니다. 부모님의 재산 상태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장례를 치르고 슬픔을 추스르는 사이, 이 3개월은 생각보다 훌쩍 지나가 버리곤 합니다. 다만 이 기한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3개월이 지나서야 알게 된 경우라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다시 3개월 이내에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 명의로 된 재산이 없는 줄 알고 넘어갔는데, 몇 달 뒤 예상치 못한 보증채무나 세금 체납 사실이 드러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특별한정승인은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상속인 스스로 소명해야 하므로, 단지 뒤늦게 알았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재산 조회를 해봐도 별다른 채무가 나오지 않았고 채권자로부터 아무 연락도 없었다면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볼 여지가 크지만, 채권자의 독촉장을 받고도 재산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어 특별한정승인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사이의 선택 역시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선순위 상속인 전원이 포기하면 상속인의 지위가 다음 순위 상속인(가령 손자녀나 형제자매)에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를 미리 알리지 않으면 다음 순위 상속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빚을 떠안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한정승인은 상속인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는 방식이라, 이러한 순위 이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속인이 여럿이고 관계가 복잡하다면, 대표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 상속인들은 상속포기를 하는 방식을 함께 활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자녀들은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재산과 채무를 최대한 빠르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재산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여도 보증채무나 세금 체납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채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이용하면 금융기관의 예금과 대출, 국세·지방세 체납 내역, 부동산 등 재산 조회를 한 번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3개월이라는 기한을 달력에 표시해두고, 재산과 빚의 규모가 불확실하다면 섣불리 단순승인으로 흘러가기 전에 한정승인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보증채무처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빚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재산이 있어 보이더라도 한정승인을 통해 위험을 미리 차단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그냥 안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만으로는 상속 문제가 끝나지 않습니다. 정해진 기한 안에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비로소 그 뜻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됩니다. 슬픔 속에서도 3개월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만큼, 상속 문제는 되도록 이른 시점에 재산 상태를 확인하고 절차를 챙기는 것이 예기치 못한 채무 부담을 피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