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법률정보
CASE 03 · 이혼사유 · 이혼가능성

몇 년째 따로 살고 있습니다. 오래 별거하면 자동으로 이혼이 될까요?

3년 넘게 별거했지만 법원이 이혼청구를 기각한 실제 사건 — 별거기간보다 중요했던 것은 이혼 후 상대방의 생활이었습니다.

사례

남편과 아내는 3년 넘게 따로 살고 있었습니다. 주민등록상 주소도 달랐고 실제 생활도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서로의 일상에 관여하지 않았고, 부부로서 함께 생활한다고 볼 만한 모습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큰 수술을 받았을 때도 아내는 병원에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국가유공자로서 일정한 의료 관련 혜택을 받고 있었고, 아내 역시 배우자의 지위에 따라 관련 혜택을 받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생각했습니다. "3년 넘게 남남처럼 살았는데 이 정도면 당연히 이혼이 되겠지." 결국 남편은 아내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내는 이혼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혼이 인정되면 단순히 법률상 배우자라는 지위만 잃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남편을 통해 받고 있던 의료 관련 혜택도 상실하게 되어 향후 생활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아내를 대리하여 이혼청구를 다투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법원은 남편의 이혼청구를 기각했습니다. 3년 넘게 별거했고, 남편이 수술했을 때 아내가 찾아가지 않을 정도로 부부관계가 악화되어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결론

장기간 별거는 매우 중요한 이혼사유이지만, '몇 년이면 자동 이혼'이라는 기준은 없습니다

실제 상담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오랫동안 별거하고 있는 부부가 많습니다. 5년, 10년 이상 따로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먼저 별거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직장 때문에 평일에는 지방에서 근무하고 주말마다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생활하는 부부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본인은 "몇 년째 별거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제가 이혼사건에서 생각하는 별거와는 조금 다릅니다. 부부가 서로 다른 주소지나 실거주지에서 생활하면서 경제생활과 일상생활을 상당 부분 분리하고, 부부공동생활의 실체 없이 각자의 삶을 상당 기간 살아온 경우가 이혼소송에서 의미 있는 별거에 더 가깝습니다.

이런 별거가 수년 이상 계속됐다면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판단하는 데 매우 강력한 사정이 됩니다. 실무적으로도 장기간 별거하면서 각자의 생활관계가 완전히 고착된 사건에서는 이혼이 인정되는 경우를 많이 접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생각해야 합니다. 별거기간이 길다고 해서 법원이 자동으로 이혼판결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이혼으로 인해 상대방 배우자의 생활이 현저하게 어려워지는 경우라면 법원의 판단은 훨씬 신중해질 수 있습니다.

관련 법리 및 판결

법원은 별거기간뿐 아니라 '이혼 후의 삶'도 봅니다

민법 제840조 제6호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기간의 별거는 부부공동생활이 실제로 해소되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대법원도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는지를 판단할 때 혼인기간, 별거기간, 별거 후 형성된 생활관계, 혼인계속의사, 파탄의 책임, 이혼 후 상대방의 생활보장 등 여러 사정을 함께 고려합니다.

실제로 대법원 2010.6.24. 선고 2010므1256 판결에서는 부부가 약 46년간 별거하면서 각자 독립적인 생활관계를 형성한 사안에서 혼인의 실체가 사실상 해소되었다고 보아 이혼사유를 인정했습니다. 또 대법원 2009.12.24. 선고 2009므2130 판결에서도 11년이 넘는 장기간의 별거와 별거 이후 형성된 생활관계 등을 고려하여 이혼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판례 역시 장기간 별거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1므15398 판결에서는 장기간 별거하면서 재산에 관한 민사소송과 상호 형사고소까지 이어진 부부에 관하여,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별거기간이 길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혼인의 파탄 여부와 함께 이혼이 인정되었을 때 상대방 배우자가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되는지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여부를 판단하는 대법원 판례는 이를 더욱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5.9.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과 이후 판례들은 이혼을 인정할 것인지 판단하면서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를 중요한 고려요소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법원은 혼인관계의 과거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 부부가 지금 실제로 부부로 살고 있는가"뿐만 아니라 사건에 따라서는 "이혼판결이 내려진 뒤 상대방은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가"까지 함께 보게 됩니다.
사례에 적용하면

3년 별거보다 중요했던 것은 이혼 이후 아내의 생활이었습니다

처음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이혼이 인정될 만한 사정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3년 이상 별거했습니다. 실제 거주지도 달랐습니다. 서로 독립적인 생활을 했습니다. 심지어 남편이 큰 수술을 받았는데도 아내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표면적인 사실만 보면 두 사람의 혼인이 정상적인 부부관계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남편 입장에서는 "이 정도로 남남처럼 살았는데 왜 이혼이 안 되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 입장에서 사건을 보면 다른 문제가 보입니다. 아내에게 법률상 혼인관계는 단순한 호적상의 지위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국가유공자로서 가지고 있던 의료 관련 혜택 중 일부를 배우자의 지위에서 함께 받고 있었고, 이혼이 확정되면 그 생활보장의 기반 중 하나를 잃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제적인 능력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혼이 인정될 경우 아내의 생활은 이전보다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바로 이 부분을 중요하게 주장했습니다. 오랜 별거가 존재한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이혼이 상대방 배우자에게 가져올 현실적인 결과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남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을 경험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단순합니다. 별거기간은 매우 중요하지만, 별거기간이 이혼사건의 전부는 아닙니다.

이혼전문변호사로서의 코멘트

저는 '몇 년 별거했습니까?' 다음에 반드시 다른 질문을 합니다

별거 중인 의뢰인이 상담을 오면 거의 항상 먼저 말합니다. "저희 5년째 별거 중입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이 정도면 이혼되죠?"

물론 별거기간은 중요합니다. 3년보다는 10년의 별거가 혼인의 실체가 해소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훨씬 강한 사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별거기간을 확인하고 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다음부터가 중요합니다.

왜 별거를 시작했습니까?
별거 중 생활비는 누가 부담했습니까?
자녀는 누가 양육했습니까?
서로 왕래하거나 연락한 적은 있습니까?
상대방은 왜 이혼을 거부합니까?
이혼이 되면 상대방의 주거와 경제생활은 어떻게 됩니까?

이 질문들의 답을 들어보면 같은 5년 별거라도 전혀 다른 사건이 됩니다. 특히 경제력이 충분한 배우자가 장기간 별거한 뒤 이혼을 요구하면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대방에게 이혼 후 생활에 대한 아무런 보호방안도 제시하지 않는 사건이라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반대로 두 사람 모두 경제적으로 독립되어 있고,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서로 완전히 다른 생활을 형성했으며, 부부공동생활을 회복할 현실적인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장기간 별거는 이혼을 인정하는 매우 강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주말부부와 별거는 구별해야 합니다. 직장 때문에 주소가 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혼인관계가 파탄된 것은 아닙니다. 주말마다 함께 생활하고, 경제공동체를 유지하고, 자녀를 함께 돌보고, 부부로서 정서적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소송에서 말하는 파탄상태의 별거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법원이 보는 것은 주소지가 아닙니다.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남아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CHECK POINT
장기간 별거를 이유로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면
  • 주민등록만 다른 것인지, 실제 거주와 생활도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가?
  • 별거가 몇 년 동안 지속되었는가?
  • 별거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 별거 중 서로 왕래하거나 부부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가 있었는가?
  •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는 어떻게 부담했는가?
  • 각자 별도의 경제생활과 생활관계를 형성했는가?
  •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어느 한쪽에게 있는가?
  •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이혼이 인정될 경우 상대방의 주거·소득·의료·연금 등 생활기반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 경제적으로 취약한 배우자를 보호할 현실적인 방안이 존재하는가?

장기간 별거는 혼인파탄을 보여주는 매우 강한 사정이지만, '몇 년 별거하면 자동으로 이혼된다'는 공식은 없습니다. 법원은 별거의 기간과 원인, 별거 후 형성된 각자의 생활뿐 아니라 사건에 따라 이혼 이후 상대방의 생활보장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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