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CASE 03 재산분할

이혼하기 전에 합의서를 써도 될까요?

이혼 전 작성한 합의서라고 무조건 무효는 아닙니다. 언제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얼마나 구체적으로 합의했는가가 중요합니다.

사례

남편은 이혼을 강하게 원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쉽게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혼인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다른 여성을 만났고 아내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소송으로 가면 자신에게 여러모로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아내에게 제안했습니다. "재산을 당신에게 조금 더 주겠다. 대신 서로 이혼하기로 하자." 두 사람은 부동산, 예금, 채무, 자녀의 양육과 양육비 등에 관한 내용을 적은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당시 남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혼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합의한 재산을 다시 계산해 보니 자신이 너무 많이 양보한 것 같았습니다. 주변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혼하기 전에 쓴 재산분할 합의서는 어차피 효력이 없어." 남편은 생각했습니다. "그럼 재판으로 가서 다시 나누면 되는 것 아닐까?" 정말 그럴까요?

결론

이혼 전에 작성한 합의서라고 해서 법원이 무조건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을 앞두고 합의서를 먼저 작성하려는 사람에게는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재산분할로 지급할 금액을 미리 확정하고 싶을 수도 있고, 자신의 부정행위 등 유책성 문제가 있어 재판으로 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상당한 재산분할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배우자라면 굳이 충분한 검토 없이 먼저 자신의 권리를 제한하는 합의를 할 이유가 크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혼 전 합의서를 보면 문구만 읽지 않습니다. "왜 이 사람들은 이 시점에 이런 합의를 했을까?"를 함께 생각합니다. 누가 이혼을 더 원했는지, 어떤 재산을 알고 있었는지, 유책성 문제는 있었는지, 양육권과 재산 문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긴 소송을 피하는 것이 어느 쪽에 더 중요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중요한 것은 이혼 전에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재산분할 합의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관련 법리 및 판결

'미리 포기한 것'과 '구체적으로 나눈 것'은 다릅니다

여기서는 법적으로 중요한 구별이 하나 있습니다. 아직 이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재산관계에 대한 협의 없이 "나는 나중에 이혼하더라도 재산분할을 전혀 청구하지 않겠다"라고 미리 포기하는 것과, 실제로 이혼을 앞두고 부부가 보유재산을 확인한 뒤 "이 아파트는 아내가 가지고, 이 대출은 남편이 부담하고, 예금은 이렇게 나눈다"고 구체적인 분할방법을 정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후자는 구체적인 재산분할 협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협의이혼을 전제로 이루어진 재산분할 협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제 협의이혼이 이루어지는 것을 조건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약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합의에 따라 실제 협의이혼이 이루어졌다면 재산분할 협의의 효력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협의이혼을 전제로 합의했지만 결국 협의이혼이 성립하지 않고 재판상 이혼으로 진행되었다면 그 합의의 효력은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제 하급심에서도 협의이혼을 앞두고 부부가 공동명의 주택, 대출, 금융재산, 양육권과 양육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합의에 대해 재산분할 협의의 효력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언제 작성했는가 하나가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재산을 알고, 무엇을 전제로, 얼마나 구체적으로 합의했는가가 중요합니다.

사례에 적용하면

나중에 보니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합의를 되돌릴 수 있을까요?

처음 사례에서 남편은 이혼을 강하게 원했습니다. 본인의 부정행위 문제도 있었습니다. 반면 아내는 쉽게 이혼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남편은 일정한 재산을 더 양보하는 대신 빠른 이혼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몇 달 뒤 재산분할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남편에게 상당히 불리한 합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다른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왜 이런 합의를 했을까?" 남편에게는 이혼 자체를 조기에 확정할 필요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유책성을 둘러싼 분쟁을 피하는 것도 중요했을 수 있습니다. 양육권이나 자녀 문제를 함께 해결했을 수도 있고, 긴 소송을 피하는 것 자체에도 상당한 가치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재산분할 숫자 하나만 가지고 당시 합의의 합리성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합의는 어느 한 항목만 떼어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당시 서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양보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이혼전문변호사로서의 코멘트

합의서를 쓰기 전에 재판했을 때의 결과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이혼 전 합의서를 상담하면서 두 가지 극단적인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공증하면 무조건 효력이 있죠?" 또는 "이혼 전에 쓴 각서는 어차피 무효죠?" 둘 다 너무 단순합니다. 합의서의 제목이나 공증 여부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작성 당시 당사자들이 어떤 재산을 알고 있었는지, 그 가치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는지, 어떤 재산을 누구에게 귀속시키기로 했는지, 채무는 누가 부담하기로 했는지, 양육권과 양육비는 어떻게 정했는지, 어떤 형태의 이혼을 전제로 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저는 합의안보다 먼저 '재판 예상결과'를 봅니다

합의서를 작성하려는 의뢰인이 오면 저는 먼저 질문합니다. "이 합의를 하지 않고 재판하면 어떻게 될까요?" 재판했을 때 예상되는 재산분할은 얼마인지, 위자료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양육권은 어느 쪽에 유리한지, 소송기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부터 검토합니다.

그다음 합의안을 비교합니다. 재판을 하면 상당한 금액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극히 적은 금액만 받고 합의한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반대로 재판결과에 불확실성이 크고, 빠른 이혼과 특정 재산 확보 등 다른 중요한 조건을 얻으면서 일정 부분을 양보한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합의서의 숫자는 재판했을 때의 예상결과와 비교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깁니다.
CHECK POINT
이혼 전 합의서를 작성하려 한다면
  • 두 사람이 실제로 이혼에 동의하고 있는가?
  • 협의이혼을 전제로 한 합의인지, 재판상 이혼까지 예정한 것인지 확인합니다.
  • 부부의 전체 재산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 부동산·예금·주식·보험·퇴직금·채무가 빠져 있지 않은지 살펴봅니다.
  • 어떤 재산을 누구에게 귀속시키는지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 채무를 누가 부담할지도 정리합니다.
  •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양육권·양육비·면접교섭을 함께 검토합니다.
  • 합의와 실제 이혼절차의 관계를 확인합니다.
  • 상대방의 유책성이나 이혼의사의 강도 때문에 협상력이 달라지고 있는지도 생각해 봅니다.
이미 합의서를 작성했다면
  • 단순한 재산분할 포기각서인지 구체적인 재산분할 협의인지 구분합니다.
  • 작성 당시 어떤 재산을 알고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강박·기망 등 의사표시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합의 이후 실제 이행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협의이혼을 전제로 작성했다면 실제 협의이혼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합니다.
  • 단순히 현재 불리하게 느껴진다는 이유만으로 합의가 당연히 무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혼 전 합의서는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유효한 것도, 이혼 전에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무효인 것도 아닙니다. 법원은 무엇을 알고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얻고 양보하기 위해 합의했는지, 그리고 그 합의에 따라 실제 어떤 이혼이 이루어졌는지를 함께 봅니다.

재산분할,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전체보기 ›
CASE 04

결혼한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단기혼이라고 재산분할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혼인 당시와 현재의 재산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
CASE 05

혼인기간이 길면 재산분할은 무조건 50대 50일까요?

비율만큼 중요한 것은 그 비율로 '무엇을' 나눌 것인가입니다. 재산분할은 계산이면서 동시에 설계의 문제입니다.

›
CASE 06

전업주부도 재산분할 50%를 받을 수 있을까요?

'전업주부'라는 단어 때문에 자신의 기여를 먼저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
CASE 07

맞벌이 부부는 무조건 재산분할 50대 50일까요?

법원이 나누는 것은 부부의 월급이 아니라, 그 월급과 서로의 역할로 함께 만들어진 재산입니다.

›
CASE 08

"내 명의 집인데 왜 나눠줘?" 협의이혼이 재판으로 바뀐 이유

등기부는 재산의 명의를 보여주지만, 혼인생활의 기여까지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
CASE 09

"부모님께 빌린 돈입니다." 이혼할 때 부모님이 준 돈은 빚일까요?

부모가 돈을 보냈다는 사실과 부모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
CASE 10

부모님께 받은 1억으로 산 주식이 10억이 됐습니다. 10억도 나눠야 할까요?

특유재산의 가치가 올랐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가치가 왜 올랐고 배우자가 그 과정에서 무엇을 했는가입니다.

›
CASE 11

명품시계·가방·금·현금도 이혼할 때 전부 나눠야 할까요?

재산분할은 집 안의 모든 물건에 가격표를 붙여 절반씩 나누는 절차가 아닙니다.

›
CASE 12

이혼소송 중 아파트가 5억 올랐습니다. 오른 돈은 누구 것일까요?

무엇을 나눌 것인가와 그것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는 다른 질문입니다.

›
CASE 13

결혼 전 받은 분양권이 5억 올랐습니다. 오른 금액도 나눠야 할까요?

호가는 기대를 보여주지만, 재판에서는 그 기대에 얼마의 가격을 붙일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
CASE 14

상속받은 5억짜리 빌라가 별거 후 재개발로 10억이 됐습니다

재개발은 재산의 가치를 바꾸지만, 그 재산이 만들어진 과거까지 바꾸지는 않습니다.

›
CASE 15

가압류 때문에 이사를 못 갑니다

가압류는 돈을 빼앗는 절차가 아니라, 판결이 나올 때까지 돈이 사라지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게 하는 절차입니다.

›
CASE 16

아내가 사는 집 대출을 언제까지 제가 갚아야 합니까?

재산분할에서는 무엇을 받을 것인가만큼 무엇을 받지 않을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
CASE 17

결혼 전에 취득한 아파트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까요?

특유재산에서 말하는 유지에 대한 기여란 무엇일까요 - 법원은 누가 만들었는지만큼 누가 지켜왔는지도 봅니다.

›
CASE 01

빨리 끝내고 싶어서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협의이혼이 항상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좋은 합의는 재판 결과를 알고 그 범위에서 양보하는 것입니다.

›
CASE 02

이혼 전에 재산을 정리해 두면 문제가 될까요?

재산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과 숨기는 것은 다릅니다. 소장을 낸다고 법원이 재산을 자동으로 찾아주지 않습니다.

›

내 사례는 어디에 해당할까요?

이혼사유, 재산분할, 양육권 문제는 사건마다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상담받아 보세요.

상담 신청하기

본 게시물은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