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CASE 19 재산분할

이혼소송 중 아파트가 5억 올랐습니다. 오른 돈은 누구 것일까요?

무엇을 나눌 것인가와 그것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는 다른 질문입니다.

사례

남편과 아내는 오랜 갈등 끝에 별거를 시작했습니다. 부부의 가장 큰 재산은 남편 명의의 서울 아파트였습니다. 별거를 시작할 당시 아파트의 시가는 약 15억 원이었습니다. 얼마 뒤 아내가 이혼과 재산분할을 청구했고, 소송 초기에 제출한 재산목록에서도 아파트의 가액을 15억 원 정도로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첫 재판이 열릴 무렵에는 16억 원 정도였던 아파트가 몇 달 뒤 18억 원이 되었고, 재판이 1년 넘게 진행되자 인근 동일 평형 아파트가 20억 원에 거래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별거 이후에도 그 아파트를 계속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말했습니다. "지금 아파트가 20억 원이면 20억 원을 기준으로 재산분할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남편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별거할 때는 15억 원이었습니다." "별거한 뒤 아내는 이 집에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별거 후 오른 5억 원까지 왜 나눠야 합니까?" 남편의 주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내 입장에서는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아직 재산분할도 끝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 오른 집값을 왜 남편 혼자 가져가야 하나요?"

만약 아내의 기여도를 50%라고 가정하면 차이는 상당합니다. 15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7억 5천만 원입니다. 20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10억 원입니다. 아파트 가격을 어느 시점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2억 5천만 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혼소송에서 부동산의 가격은 도대체 언제로 정해야 할까요?

결론

무엇을 나눌 것인지와 얼마로 평가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재산분할에서 많은 분들이 혼동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느 시점에 존재하는 재산까지 나눌 것인가?"입니다. 두 번째는 "그 재산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입니다. 두 질문은 구별해야 합니다.

재판상 이혼의 재산분할에서는 원칙적으로 분할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가액을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부부가 이미 별거하여 혼인공동생활이 사실상 종료된 뒤 한쪽 배우자가 독자적으로 새롭게 형성한 재산처럼 혼인 중 공동재산의 형성과 무관한 재산변동까지 모두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별거 당시부터 이미 재산분할의 대상이었던 아파트가 그대로 존재하고 있고, 그 아파트의 시장가격만 상승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장기간 별거한 사건에서도 별거 당시 이미 재산분할 대상이었던 아파트의 가격이 그 후 상승한 경우 별거 당시의 가격으로 고정할 것이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일 무렵의 가액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별거할 때 15억이었으니 무조건 15억이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관련 법리 및 판결

원칙은 사실심 변론종결일입니다

대법원은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 분할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확립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0.5.2.자 2000스13 결정에서도 이를 명확하게 확인했습니다. 또한 대법원 2000.9.22. 선고 99므906 판결은 법원이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 기록에 나타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개별 공동재산의 가액을 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소송 도중 크게 변했다면 과거에 제출한 가격만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별거시점은 아무 의미가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장기간 별거 등으로 부부의 경제적 공동생활이 이미 종료된 사건에서는 별거 이후의 재산변동이 누구의 노력으로 발생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대법원은 장기간 별거한 경우 별거 후 한쪽 배우자가 새롭게 취득한 재산이 별거 전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자원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별거 이후 일방이 독자적으로 부담한 채무 역시 부부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 형성·유지와 관계가 없다면 재산분할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최근 판례에서도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면서, 혼인관계가 파탄된 이후 일방의 후발적인 사정으로 발생한 재산변동이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하다면 이를 제외하는 구조가 확인됩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별거 또는 파탄 이후 새롭게 형성된 재산인지와 이미 존재하던 공동재산의 가치가 변한 것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례에 적용하면

별거 후 새로 번 5억과 아파트가 5억 오른 것은 다릅니다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경우 — 별거 후 남편이 새롭게 5억 원을 벌었다면

부부가 별거했고 경제적인 공동생활도 완전히 종료되었습니다. 그 후 남편이 독자적인 경제활동으로 새로운 재산 5억 원을 형성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재산이 혼인 중 부부의 공동노력이나 기존 공동재산과 무관하게 형성된 것이라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내가 "아직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았으니 그 5억 원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반드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 경우 — 기존 아파트가 15억 원에서 20억 원이 되었다면

이 경우는 다릅니다. 아파트 자체는 별거 당시 이미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당시부터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재산이었습니다. 그 재산을 실제로 분할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시장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가격이 5억 원 상승했습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경우 별거 당시의 가격으로 평가하면 별거 이후 발생한 가격상승의 이익이 현재 명의자에게만 귀속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실심 변론종결일 무렵의 가액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별거 후 새로운 재산이 생긴 것과 별거 전에 이미 존재하던 재산의 가격이 변한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집값이 떨어졌다면 어떻게 될까요?

같은 법리는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합니다. 별거 당시 아파트가 15억 원이었는데 부동산시장이 하락하여 변론종결 무렵 12억 원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남편이 최신 가격을 주장하고 싶을 것입니다. 아내는 "소송 처음에 서로 15억 원이라고 하지 않았나요?"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객관적인 가치가 크게 변했다면 과거의 가격만을 고집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어느 한쪽에게 가격상승의 이익만 주거나 가격하락의 손실만 부담시키기 위한 제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가격상승의 이익과 가격하락의 위험을 공동재산의 청산에서 어디까지 반영할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이혼전문변호사로서의 코멘트

재산목록은 한 번 만들고 끝나는 서류가 아닙니다

이혼소송을 시작하면 초기에 부부의 재산목록을 정리합니다. 아파트가 있다면 당시의 실거래가나 시세자료 등을 확인하여 가액을 정리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재산목록을 재판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는 사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부동산시장이 급격하게 움직이고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소송을 시작할 때 15억 원이었던 아파트가 1년 뒤 20억 원이 되었는데도 최초에 제출한 15억 원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두고 재판을 끝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15억 원이던 아파트가 12억 원으로 하락했다면 재산을 보유한 쪽에서는 그 변동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산목록은 한 번 만들고 끝나는 서류가 아닙니다. 부동산 가격이 움직인다면 마지막 재판까지 숫자도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자료를 계속 확인해야 할까요?

부동산 가격은 막연한 예상으로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거래가 이루어진 사례가 있다면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근 동일 단지의 같은 평형이나 유사한 조건의 매매사례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시세자료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 사이에 가격 차이가 너무 크고 합의가 어렵다면 감정을 통한 시가평가가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도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재산가액을 정할 때 막연한 경제사정의 변동을 추측해서는 안 되고 객관적인 자료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요즘 서울 집값이 많이 올랐습니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아파트와 동일한 평형이 최근 얼마에 실제 거래되었습니다"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마지막 변론기일이 가까워질수록 다시 가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재산분할 사건을 오래 진행하다 보면 초기에 제출한 자료에 익숙해집니다. 재산목록에 아파트 15억 원이라고 적혀 있으면 그 숫자가 어느 순간 고정된 사실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은 재판일정과 상관없이 움직입니다. 특히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시기에는 마지막 변론기일을 앞두고 다시 한번 주요 부동산의 현재가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산분할 비율을 5% 더 받는 문제만큼이나 분할대상 재산의 가액 자체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 사건도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5억 원 변했다면 기여도 5%를 다투는 것보다 더 큰 금액 차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판례가 보여주는 방향

대법원은 2025년에도 재판상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의 대상과 액수는 원칙적으로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한다는 법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이혼이 먼저 확정되고 이후 별도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특수한 경우에도,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유지한 부동산에 외부적·후발적인 가치변동이 발생하여 그 이익이나 손해를 일방에게만 귀속시키는 것이 현저히 불공평한 경우에는 이를 가액 산정에 참작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판례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형식적인 날짜 하나가 아니라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어떻게 공평하게 청산할 것인가입니다.

CHECK POINT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
  • 최초 제출한 재산목록의 가격만 믿지 않습니다.
  • 최근 실거래 사례·동일 단지·동일 평형 거래가격을 확인합니다.
  • 변론종결이 가까워질수록 최신 가격을 다시 확인합니다.
  • 필요한 경우 감정 등 객관적인 평가방법을 검토합니다.
별거 후 재산이 증가했다면 / 가격이 하락했다면
  • 기존 공동재산의 가격이 오른 것인지 새 재산 형성인지 구별합니다.
  • 새로운 재산이라면 어떤 자금과 노력으로 형성되었는지 살펴봅니다.
  • 과거 높은 가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최신 객관자료로 적극적으로 반박·주장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합니다.

무엇을 나눌 것인가와 그것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는 다른 질문입니다.
재산목록은 한 번 만들고 끝나는 서류가 아닙니다. 부동산 가격이 움직인다면 마지막 재판까지 숫자도 움직여야 합니다.
별거 후 새롭게 만든 재산과, 별거 전부터 함께 가지고 있던 재산의 가격이 오른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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