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CASE 017 재산분할

"부모님께 빌린 돈입니다." 이혼할 때 부모님이 준 돈은 빚일까요?

부모가 돈을 보냈다는 사실과 부모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사례

남편과 아내는 결혼하면서 아파트를 마련했습니다. 당시 신혼부부였던 두 사람의 소득과 재산만으로는 아파트 구입자금을 모두 마련하기 어려웠습니다. 남편의 부모님이 3억 원을 보내주었습니다. 그 돈에 부부가 마련한 자금과 주택담보대출을 더해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그렇게 10년 넘게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그동안 아내는 그 3억 원을 남편 부모님이 신혼집을 마련하라고 지원해준 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시부모가 "3억 원을 언제까지 갚아라"라고 이야기한 적도 없었습니다. 아내가 알고 있는 차용증도 없었습니다. 매달 정해진 이자를 지급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혼소송이 시작되면서 남편의 주장이 달라졌습니다. "아파트 살 때 부모님께 받은 3억 원은 증여받은 돈이 아닙니다." "부모님께 빌린 돈입니다." 남편은 재산분할을 할 때 부모님에게 갚아야 할 3억 원을 채무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내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10년 동안 한 번도 빚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혼하니까 갑자기 빚이라고요?" 하지만 남편에게도 할 말은 있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돈을 빌려주면서 꼭 차용증까지 써야 합니까?" "부모님이니까 형편이 될 때 갚으라고 한 것뿐입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결론

부모가 돈을 보냈다는 사실과 부모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사실은 다른 문제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결혼이나 주택구입을 도와주는 경우는 흔합니다. 문제는 이혼할 때입니다. 부모에게 받은 돈이 증여라면 원칙적으로 부모의 자녀인 배우자 측의 기여나 특유재산 문제로 접근하게 됩니다. 반대로 실제 대여금이라면 갚아야 할 채무이므로 재산분할 과정에서 소극재산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3억 원이라도 증여인지 대여인지에 따라 재산분할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의 아파트 등 적극재산에서 금융기관 대출을 공제한 순재산이 8억 원이라고 해보겠습니다. 부모에게 받은 3억 원이 증여라면 일단 그 돈을 부부의 채무 3억 원으로 공제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실제 부모에게 갚아야 할 대여금 3억 원이고 공동재산 형성에 수반된 채무로 인정된다면 재산분할의 기초가 되는 순재산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단순히 "부모님이 돈을 보내줬다"는 사실만으로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그 돈을 정말 갚기로 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관련 법리 및 판결

송금내역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차용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분할에서는 적극재산뿐 아니라 일정한 채무도 함께 고려합니다. 대법원은 부부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 가운데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는 청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부모에게 돈을 빌려 그 돈으로 부부의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그 채무는 재산분할에서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정말 빌린 돈인가? 부산가정법원은 실제 이혼사건에서 남편이 부모로부터 신혼집 구입자금 등 약 1억 원을 빌렸으므로 이를 재산분할의 소극재산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안을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 법원은 부모가 남편 명의 계좌에 돈을 입금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돈 전부를 차용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부모가 실제로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한 사정은 남편의 재산형성 기여도를 판단할 때 참작했습니다. 이 판결이 보여주는 것이 있습니다. 부모의 송금이 확인된다는 것과 부모에 대한 채무가 존재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차용증이 있으면 무조건 빚일까요?

그것도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가족 사이의 금전거래는 일반적인 금융기관 대출과 다릅니다. 실제로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혼분쟁이 시작된 이후 과거의 송금에 대해 새롭게 차용증을 작성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차용증 한 장만 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언제 작성되었는지, 돈을 받을 당시부터 존재했던 문서인지, 이자는 어떻게 정했는지, 원금이나 이자를 실제로 지급했는지, 부모가 변제를 요구한 적이 있는지, 당사자들이 오랜 기간 그 돈을 실제 채무로 취급해 왔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사례에 적용하면

이혼하기 전까지 이 돈을 어떻게 취급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처음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남편의 부모가 3억 원을 송금했다는 사실 자체에는 다툼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10년 동안 그 돈을 갚아야 할 빚이라고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차용증도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자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원금도 상환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변제를 요구한 자료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혼소송이 시작되자 처음으로 "부모님께 갚아야 할 3억 원의 채무가 있다"는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당연히 실제 대여금인지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혼소송을 전후하여 뒤늦게 차용증이 작성되었다면 작성경위와 실제 금전관계를 더욱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해 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실관계를 조금 바꾸어 보겠습니다. 부모에게 3억 원을 받은 이후 남편이 매월 또는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부모에게 지급했습니다. 그 거래가 수년간 계속되었습니다. 계좌이체 내역도 남아 있습니다. 당시 문자나 카카오톡에도 "이번 달 이자 보냈습니다." "원금은 형편이 나아지면 갚겠습니다"와 같은 내용이 존재합니다. 일부 원금을 상환한 자료까지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히 "부모와 자식 사이니까 증여였을 것이다"라고 단정하기 어려워집니다. 이혼 이야기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실제 채무관계가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행동해온 객관적인 흔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기적인 이자 지급이나 원금상환은 실제 대여관계를 주장하는 측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부모와 자녀가 이혼소송에서 그 돈을 무엇이라고 부르는지가 아닙니다. 그동안 실제로 어떻게 행동해 왔는가입니다.

이혼전문변호사로서의 코멘트

가족 간 금전거래에서는 오래된 행동이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이혼사건을 하다 보면 부모에 대한 채무가 갑자기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재산분할 규모가 큰 사건일수록 중요합니다. 부모에 대한 채무가 1억 원인지 5억 원인지에 따라 상대방이 받을 재산분할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에게 빌렸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바로 채무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자식에게 준 돈이니 당연히 증여입니다"라고 단정하지도 않습니다.

먼저 과거를 확인합니다. 돈은 언제 지급되었는지, 어느 계좌에서 어느 계좌로 이동했는지, 당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차용증은 언제 작성했는지, 이자는 실제 지급했는지, 원금은 일부라도 갚았는지, 부모가 변제를 요구한 적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특히 저는 이혼분쟁이 발생하기 전의 자료를 중요하게 봅니다. 소송이 시작된 뒤에는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 맞는 주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혼을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5년 전, 10년 전의 금융거래와 메시지는 그 당시 당사자들이 그 돈을 실제로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차용증이 없습니다"만으로 끝내서도 안 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는 실제 돈을 빌려주면서도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차용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대여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곧바로 결론 내리는 것도 신중해야 합니다. 오히려 장기간의 금융거래를 봐야 합니다. 매월 일정 금액이 부모에게 지급되고 있었다면 왜 지급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원금이 상환된 정황이 있다면 그 역시 살펴봐야 합니다. 즉 가족 간 금전거래에서는 문서 한 장보다 수년간 반복된 행동이 더 설득력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의 돈이 채무로 인정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을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부모의 지원금이 실제 대여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재산분할에서 언제나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최근에도 부부 일방의 부모 등이 부부나 그 가족에게 한 경제적·비경제적 지원이 공동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하였다면, 일정한 경우 이를 해당 배우자의 기여로 참작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부산가정법원의 앞선 사례에서도 부모의 송금액 전부를 남편의 차용금 채무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모가 경제적으로 지원한 사정 자체는 남편의 기여도를 정하는 데 참작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준 돈에 관한 판단은 단순히 대여금 인정 → 채무 공제 또는 대여금 불인정 → 아무 의미 없음이라는 두 가지 결과로만 나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돈의 성격과 사용처에 따라 재산분할 기여도에서 별도로 의미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부모 돈을 주장하는 쪽도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부모에게 실제로 돈을 빌렸다면 "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실 겁니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계좌내역, 이자 지급내역, 원금상환내역, 당시의 문자나 카카오톡, 차용 당시 작성한 문서 등이 있다면 훨씬 설득력 있는 주장이 됩니다. 반대로 상대방 입장에서는 "부모 자식 사이니까 당연히 증여입니다"라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이자 지급이나 원금상환이 없었는지, 부모가 변제를 요구한 적이 있는지, 차용증이 언제 작성되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이 문제 역시 말이 아니라 과거의 사실과 자료를 복원하는 작업입니다.

CHECK POINT
부모에게 실제로 빌렸다고 주장한다면
  • 돈을 받은 시점, 차용증·약정서 작성시점을 확인합니다.
  • 약정한 이율·변제기, 실제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합니다.
  • 원금 일부 상환 여부, 부모의 변제요구 자료를 확인합니다.
  • 이혼분쟁 발생 전부터 채무로 취급한 자료를 확보합니다.
상대방 부모 채무 주장이 갑자기 등장했다면
  • 송금내역만으로 대여금이라 인정하지 않습니다.
  • 차용증 작성시점, 장기간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합니다.
  • 이혼소송 직전 처음 만들어진 자료는 작성경위를 확인합니다.
  • 증여 또는 경제적 지원으로 볼 여지가 있는지도 검토합니다.

부모에게 빌린 돈인지 아닌지는 이혼할 때 무엇이라고 부르는지가 아니라, 이혼하기 전까지 그 돈을 어떻게 다루어 왔는지가 말해줍니다.
가족 간 금전거래에서는 계약서 한 장보다 수년간 반복된 행동이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산분할,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전체보기 ›
CASE 10

부모님께 받은 1억으로 산 주식이 10억이 됐습니다. 10억도 나눠야 할까요?

특유재산의 가치가 올랐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가치가 왜 올랐고 배우자가 그 과정에서 무엇을 했는가입니다.

›
CASE 11

명품시계·가방·금·현금도 이혼할 때 전부 나눠야 할까요?

재산분할은 집 안의 모든 물건에 가격표를 붙여 절반씩 나누는 절차가 아닙니다.

›
CASE 12

이혼소송 중 아파트가 5억 올랐습니다. 오른 돈은 누구 것일까요?

무엇을 나눌 것인가와 그것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는 다른 질문입니다.

›
CASE 13

결혼 전 받은 분양권이 5억 올랐습니다. 오른 금액도 나눠야 할까요?

호가는 기대를 보여주지만, 재판에서는 그 기대에 얼마의 가격을 붙일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
CASE 14

상속받은 5억짜리 빌라가 별거 후 재개발로 10억이 됐습니다

재개발은 재산의 가치를 바꾸지만, 그 재산이 만들어진 과거까지 바꾸지는 않습니다.

›
CASE 15

가압류 때문에 이사를 못 갑니다

가압류는 돈을 빼앗는 절차가 아니라, 판결이 나올 때까지 돈이 사라지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게 하는 절차입니다.

›
CASE 16

아내가 사는 집 대출을 언제까지 제가 갚아야 합니까?

재산분할에서는 무엇을 받을 것인가만큼 무엇을 받지 않을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
CASE 17

결혼 전에 취득한 아파트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까요?

특유재산에서 말하는 유지에 대한 기여란 무엇일까요 - 법원은 누가 만들었는지만큼 누가 지켜왔는지도 봅니다.

›
CASE 01

빨리 끝내고 싶어서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협의이혼이 항상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좋은 합의는 재판 결과를 알고 그 범위에서 양보하는 것입니다.

›
CASE 02

이혼 전에 재산을 정리해 두면 문제가 될까요?

재산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과 숨기는 것은 다릅니다. 소장을 낸다고 법원이 재산을 자동으로 찾아주지 않습니다.

›
CASE 03

이혼하기 전에 합의서를 써도 될까요?

이혼 전 작성한 합의서라고 무조건 무효는 아닙니다. 언제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얼마나 구체적으로 합의했는가가 중요합니다.

›
CASE 04

결혼한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단기혼이라고 재산분할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혼인 당시와 현재의 재산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
CASE 05

혼인기간이 길면 재산분할은 무조건 50대 50일까요?

비율만큼 중요한 것은 그 비율로 '무엇을' 나눌 것인가입니다. 재산분할은 계산이면서 동시에 설계의 문제입니다.

›
CASE 06

전업주부도 재산분할 50%를 받을 수 있을까요?

'전업주부'라는 단어 때문에 자신의 기여를 먼저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
CASE 07

맞벌이 부부는 무조건 재산분할 50대 50일까요?

법원이 나누는 것은 부부의 월급이 아니라, 그 월급과 서로의 역할로 함께 만들어진 재산입니다.

›
CASE 08

"내 명의 집인데 왜 나눠줘?" 협의이혼이 재판으로 바뀐 이유

등기부는 재산의 명의를 보여주지만, 혼인생활의 기여까지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

내 사례는 어디에 해당할까요?

이혼사유, 재산분할, 양육권 문제는 사건마다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상담받아 보세요.

상담 신청하기

본 게시물은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